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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분석기기 분야의 선두주자 호리바코리아㈜ 우라베 히로유키 대표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의 조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분초를 다툴 만큼 더욱 치열해졌다.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최상의 제품’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일 것이다. 호리바코리아㈜가 1988년 설립된 이후 3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기본적인 가치를 지켜서라고 할 수 있다.
측정·분석기기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호리바코리아㈜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신사옥 이전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안양시 스마트타운에 신사옥을 준공, 흩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하며 또 한 번의 비상을 예고하고 있는 호리바코리아㈜의 우라베 히로유키 대표를 만났다.





측정·분석 분야 강자로 자리매김
호리바코리아㈜의 모체인 호리바 그룹은 호리바 마사오 박사가 교토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던 1945년, ‘호리바 무선 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사업 영역을 확장한 기업이다. 1950년에는 일본 최초의 유리 전극 ‘pH 미터’를 개발한 데 이어 1953년 ‘호리바 제작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항해의 닻을 올렸다. 2006년 'Pittcon Heritage' 상을 수상하기도 한 호리바 마사오 박사는 ‘Innovation Initiative Network Japan’의 회장으로 재직하며 차세대 기업가 육성에 전념해 왔다. ‘호리바 제작소’는 지금도 일본에서 학생이 창립한 벤처 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손꼽힌다.

특히 호리바 그룹은 많은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인수 합병해 핵심 인재와 기술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 결과 현재 자동차 내연기관 관련 분야를 비롯해 프로세스와 환경의 계측, 의료진단, 반도체 제조공정에서의 분석 및 측정, 이과학 분야 분석 등 폭넓은 분야에서 측정·분석기기 및 시스템을 제공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 27개국에 계열사를 두고 고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직원 수는 약 7,400명에 달한다. 특히 2017년 기준 한화 약 1조 9천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호리바 제품이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것은 ‘한국 호리바’가 설립된 1977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는 미국 환경 보호국(EPA)에서 자동차 배출 가스의 규제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이때 호리바 본사는 한국의 주요 산업이 제조업이고, 특히 자동차 제조, 생산에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호리바의 자동차 배출 가스 분석기인 MEXA 제품을 영업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고 판단을 내렸고, ‘한국 호리바’를 통해 한국 시장에 호리바의 제품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 뿐 아니라 호리바 신기찌 교수와 대한민국 최초의 화학박사인 이태규 박사와의 특별한 인연도 호리바 그룹이 한국 시장에 애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은 호리바 그룹과 아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나라입니다. 이태규 박사가 호리바 설립자인 호리바 마사오 박사의 부친이자 일본의 최고 화학자인 호리바 신기찌 교수의 학생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였던 1931년, 많은 차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태규 박사는 일본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일본에 남아 7년 동안 조수로 연구에 몰두한 결과, 조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조교수 임용을 두고 동료 교수들의 반대가 거셌으나 이태규 박사의 지도교수였던 호리바 신기찌 교수가 ‘학문에 민족이 따로 있느냐?’고 주장하며 동료 교수들을 설득한 일화는 아직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죠. 이러한 인연이 있는 나라인 만큼 호리바 그룹 또한 한국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진출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1988년 호리바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1991년 울산 사무소를, 1996년에는 수원 사무소를 개설했다. 2000년에는 당시 본사가 위치했던 부천시로부터 우수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08년 ‘한국 호리바’를 합병하고 2012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신사옥을 구매하는 등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한국 시장은 자동차 배기가스 분석기 뿐 아니라 환경 프로세스 분야에 적용되는 수질·가스 분석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환경 세그먼트의 제품, 분석실과 연구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Scientific 세그먼트의 제품, 인간용·동물용 혈구 계측기를 생산하는 메디컬 세그먼트 제품 등이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는 만큼 현재도 호리바 그룹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호리바코리아㈜ 외에 Semiconductor 부분에서 유량 제어기를 생산하는 호리바에스텍코리아(HORIBA STEC KOREA)도 비즈니스를 함께 진행 중이며,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호리바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호리바코리아㈜는 약 130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기업으로 사세를 확장시켜 나갔다.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5년 333억, 2016년 349억, 2017년 444억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다. 사업은 자동차, 환경 및 프로세스, 이과학, 메디컬 등 4가지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각 산업마다 Up & Down 시기가 있기 때문에 각 분야에 적절한 관심과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자동차, 환경 및 프로세스, 이과학, 메디컬 등 4가지 사업 영역에 골고루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큰 제품은 자동차 배출가스 측정기인 MEXA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80%,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90%를 차지합니다.”


신사옥 이전,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다
비약적으로 성장해 온 호리바코리아㈜는 지난해 7월 안양 석수 스마트타운에 신사옥을 준공, 이전하며 전열을 다시 한번 가다듬었다. 무엇보다 부천 공장과 서울사무소, 수원사무소로 흩어져 있던 조직을 신사옥으로 통합함으로써 직원들의 응집력과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전부터 한 장소에 모든 핵심 인력, 기술, 인프라 등을 집중시켜서 이를 통해 임직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화목한 근무 분위기, 운영비용 절감 등을 실현하는 것은 호리바코리아의 오랜 염원이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거듭한 결과 신사옥 위치는 안양시 스마트타운으로 결정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편리한 교통뿐 아니라 다수의 일류 기술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호리바코리아㈜의 미래를 창조해 나가는 데 이상적인 곳이라 판단했고, 2년여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마침내 지난해 7월 신사옥으로 이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직원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업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사옥은 사무실, 생산시설, 측정분석실을 포함해 대지 면적 3,788㎡,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완성되었다.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는 만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 향상, 자유로운 근무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공간을 구성했다. 직원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넓고 현대적인 시설의 카페테리아를 비롯해 넓은 체력단련실과 직원용 샤워실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고객들이 주목한 시설은 바로 총 140인까지 수용 가능한 세미나실이다.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는 물론 외부 고객들이 세미나, 행사, 제품 데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세미나실을 마련했다.
이전한 이후 다수의 대학교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방문해 세미나와 분석실에서 기기 실습의 기회를 가졌으며, 지난해 9월에는 자동차 연구·테스트 분야의 고객들을 초청, 호리바의 자동차 관련 솔루션을 소개하는 Tech day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넓고 쾌적하며, 세미나 진행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만큼 세미나실 이용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향후 내부에서 진행하는 기술 세미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초고속 컴팩트 분광형광계 ‘Duetta’ 각광
호리바코리아㈜는 자동차, 환경 및 프로세스, 이과학, 메디컬 등 4개 분야의 측정 및 분석기기, 시스템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호리바코리아㈜의 제품들은 고객들의 두터운 신뢰 속에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최근 고객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분자 특성 분석을 위한 초고속 컴팩트 분광형광계 ‘Duetta’다. ‘Duetta’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형광·흡광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형광 분광계다. CCD 데이터로 수집된 데이터를 매우 신속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Emission monochromator를 통해 포인트별로 스캔하는 것보다 훨씬 신속하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1,100nm까지 NIR(근적외선) 영역을 측정할 수 있으며, 시간 경과에 따른 스펙트럼 동역학 변화를 볼 수 있다. 또한 전체 Emission 스캔을 몇 초 내에 실행하고 같은 화면에 하나씩 쌓으면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

‘Duetta’는 출시 이후 외부로부터 혁신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으며 호리바코리아㈜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부상했다. 먼저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 장비 박람회인 ‘Pittcon 2018’ 전시회에서 ‘Gold Pittcon Today Excellence Award’를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Duetta’를 여러 개의 스캐닝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새롭고 혁신적인 형광/UV-Vis 분광계로 평가했으며, 특히 기존 형광과 흡광 분광 분석 방식 외에도 확장된 동적 범위를 제공하는 동시흡수 투과유도(A-TEEM, Absorbance-Transmittance Fluorescence Excitation Emission Matrices) 특성이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엔지니어, 연구원, 과학자 등을 위한 전문 기술 매거진 ‘Laser focus world’의 ‘2018 Innovators Awards Program’ 부문에서 기술 혁신성,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 제품의 지속 가능성, 영향력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Silver honors’를 획득하기도 했다.

한편, 호리바코리아㈜는 그동안 유수의 글로벌 기술 기업을 인수 합병하며 사업을 확장시켜 왔는데,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앞서 창립 200주년을 맞이한 프랑스의 광학 부품 전문 기술 기업 ‘Jobin Yvon’을 지난 1997년 인수 합병했고, 유럽 최고의 자동차 연구기관인 ‘MIRA’사를 2015년 인수했다.
또한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E전지와 연료 전지 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업체인 ‘FuelCon’을 2018년 10월 인수한 바 있다. 따라서 다양한 아이템을 제조·생산하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호리바 이과학팀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미리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로써 호리바코리아㈜는 각 기업들의 정확한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재미있고 즐겁게’ 직원 행복이 성장의 원동력
직원의 행복이 전제되어야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우라베 히로유키 대표이사의 경영철학에 따라 직원들의 업무시스템은 자유롭고 합리적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하며 다양한 직위의 직원들이 의견을 마음껏 개진하고, 이를 반영하는 자율적인 근무환경이 호리바코리아㈜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사훈은 '재미있고 즐겁게'입니다. 이것은 보람 있는 일을 하며 모든 직원이 행복하고 성취감 있는 삶을 살길 바라는 호리바의 염원을 의미합니다.
즉, 모든 임직원들이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일에 '기쁨'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죠.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고 업무 능력이 향상되며, 이는 곧 일의 효율, 기업 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재미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호리바코리아㈜는 직원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현업에서의 어려움과 고충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매년 임직원 스키 여행을 진행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조직 통합으로 전체 임직원이 신사옥에 응집한 만큼 호리바코리아㈜는 앞으로 더욱 직원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저는 우리 직원들이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도전의 결과가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는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무엇이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직원들이 마음껏 도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지난 한 해 동안 열과 성을 다해 준 직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호리바코리아㈜는 재미있고 즐겁게, 그리고 Open & Fair의 정신으로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또한 세미나를 확대하는 등 고객 서비스에도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제품 공급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서비스, 전문 기술·지식을 제공하는 Total solution provider로 거듭날 계획이다.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호리바코리아㈜의 힘찬 날갯짓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취재기자 / 안유정(reporter1@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9년 1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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