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님 인터뷰]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김혁 교수
  • 전자피부 상용화의 난제를 넘어서다 물리적 손상 후 10초 이내 자가 치유 기술 개발

  • 심박수나 근육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전자피부는 웨어러블 헬스케어와 정밀 의학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학계의 흐름은 소자의 유연성과 신축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여러 생체 신호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다기능성을 구현하는 데 집중되는 추세다.
    서울시립대학교 김혁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패러다임 속에서 외부의 어떤 자극 없이도 10초 이내에 본래 기능의 80% 이상을 복구하는 초고속 자가 치유 전자피부를 개발했다. 나아가 실시간 생체 신호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근육 피로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시스템까지 성공적으로 연동해 냈다. 이번 성과는 상시 착용이 가능한 전자피부의 상용화를 앞당길 이정표이자, 차세대 웨어러블 의료 기술의 진화를 견인할 마중물로 평가받는다. 기술이 신체와 숨 쉬듯 동화되어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미래 의료의 비전이 새롭게 탄생한 전자피부의 회복력 위에서 서서히 현실로 피어나고 있다.


    외부 자극 없이 80% 이상 초고속 회복

    인간 피부의 기능을 모사해 생체 신호를 수집하는 전자피부는 일상적인 마찰이나 스크래치, 절단 등 기계적 손상에 노출될 경우 신호 측정의 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되는 치명적인 취약점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려 자가 치유 기능을 도입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이어졌으나, 대개 열이나 빛 같은 외부 자극이 필수적이거나 복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실용성이 떨어졌다. 손상 후 1분 이내에 성능을 회복하는 기술은 상용화의 거대한 벽으로 남아 있었고, 손상과 복구가 반복되는 실생활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별도의 외부 에너지 주입 없이 상온에서 자발적으로 기능을 복구하는 유연 소재 개발을 위해 분자 설계 단계부터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기반 물질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에 bis(4-hydroxyphenyl)-disulfide를 도입해 외부 자극 없이도 재결합할 수 있는 이황화 결합을 형성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비대칭 고리 구조를 갖춘 디이소시아네이트(IPDI)를 첨가해 고분자 체인의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공정을 확립하기에 이른다. 분자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상 부위가 맞닿았을 때 결합이 복원되는 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메커니즘이 완성된 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는 칼로 완전히 절단된 후에도 별도의 에너지 주입 없이 상온에서 불과 10초 이내에 본래 기능의 80% 이상을 복구하는 독보적인 성능을 나타냈다. 고온과 저온, 수중 환경은 물론 고습 및 저습 상태에 이르는 가혹 조건에서도 치유 능력이 온전히 발휘됨을 실험적으로 검증해 냈다. 신체에 부착된 소자는 절단 후 복원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인체의 물리적 움직임과 근전도(EMG), 심전도(ECG) 등 미세한 생체 신호를 왜곡 없이 정확하게 포착했다. 최종적으로 수집된 생체 신호는 딥러닝 기반 빅데이터 해석 모델과 연동되어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실시간 근육 피로도를 모니터링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으로 귀결되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10초 이내에 자가 회복이 가능한 전자피부를 구현해 기존 학계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인위적인 열이나 빛을 가하지 않고 상온에서 스스로 복구될 뿐 아니라, 인간 피부와 유사한 약 100kPa의 영률을 유지해 실용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킨 것이죠. 특히 절단된 후 치유된 상태에서도 미세한 생체 신호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딥러닝 모델과 결합해 실시간 분석 기능까지 수행해 낸 점이 가장 큰 차별성입니다.”


    차세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로 확장 기대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연구실 내부에는 수많은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 존재했다. 사실 이황화 결합을 이용한 자가치유 전자피부의 원천 아이디어는 10년 전부터 구상되어 기초 소재를 실험실에 구비해 둔 상태였으나, 실질적인 상온 구동체로 완성하는 공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연구는 2022년 미국 테라사키 연구소(Terasaki Institute)로의 연구년을 계기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주 전공인 전자공학 영역에서는 의공학이나 바이오 메디컬 소재에 대한 심층 지식을 접하기 어려웠으나, 현지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과정에서 돌파구의 실마리를 포착했다. 이곳에서 약 2년 반 동안 연구에 매진하며 가설을 입증했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025년 2월 12일 자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자공학에 기반을 둔 우리 연구실의 역량만으로는 생체조직과 유사한 유연 소재의 물성을 완벽히 통제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미국 테라사키 연구소의 의공학 및 바이오 소재 전문가들과 깊이 있게 소통하며 소자 설계의 구조적 힌트를 얻을 수 있었죠. 그동안 마주했던 기술적 난제를 글로벌 융합 연구라는 돌파구를 통해 마침내 구동 가능한 소자로 변환해 낸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한 가장 큰 걸림돌은 상온 초고속 치유 성능을 확보하면서 인간 피부와 유사한 100kPa 수준의 영률을 동시에 만족하는 셀프힐링 폴리머를 제작하는 과제였다. 일반적으로 자가 치유력을 극대화하려면 분자 사슬의 이동성이 높아야 하지만, 이는 고분자 특성상 소재의 기계적 강도를 저하시키는 상반된 문제를 초래한다. 이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황화 결합을 형성하는 bis(4-hydroxyphenyl) disulfide와 체인 이동성을 제어하는 디이소시아네이트(IPDI)의 합성 비율을 반복적으로 미세 조정하며 최적의 임계점을 찾는 데 집중했다. 수많은 합성 실험과 기계적 특성 평가 끝에 마침내 두 가지 물성을 충족하는 합성 비율을 도출해 안정적인 전자피부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발된 전자피부는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스포츠, 의료 등 다각적인 산업 분야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 스마트 패치 형태로 적용해 근전도와 심전도 등 다중 생체 신호를 실시간 감지함으로써 환자의 재활 상태나 운동선수의 피로도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피로 상태를 진단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거나 로봇의 인체-기계 인터페이스(HMI) 부품으로 적용하는 시나리오도 유효하다. 다만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실용화 과제가 남아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한 안정적인 공정 확립과 장기적인 내구성 검증이 필수적이며, 의료기기 인증 등 법적 절차 충족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구축한 근육 피로도 예측 모델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확장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향후 뇌파(EEG), 피부 온도, 혈당, 산소포화도(SpO₂) 등 다원적 생체 신호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통합 센서 플랫폼 개발을 겨냥하고 있다. 실시간 예측과 맞춤형 피드백을 유기적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두께 3㎛ 초박막 근적외선 광센서 개발

    전자피부 분야의 성과에 이어, 연구팀은 아주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 광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박막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025년 12월 15일 자에 게재되며 유기 광센서 분야의 새로운 기술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센서는 빛의 유무와 강도를 감지해 물체의 상태를 파악하는 소자로, 스마트폰 화면 밝기 자동 조절이나 스마트워치의 바이오 신호 측정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 중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근적외선 유기 광검출기(NIR-OPD)’는 미세한 빛을 노이즈 없이 감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수요에 발맞춰 실제 피부 굴곡에 밀착하는 유연·초박막 구조 연구가 활발하지만, 속도와 감도, 유연성을 동시에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고속 응답을 위해 고결정성 유기막을 쓰면 기계적 유연성이 떨어지고, 반대로 유연성을 높이면 전하 이동도가 낮아져 성능이 저하되는 상충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빛이 비스듬히 입사할 때 감도가 급감하는 각도 의존성과 미세 곡면에 밀착하기 힘든 단단한 기판 구조도 실제 웨어러블 센서 확장의 걸림돌이었다.

    공동연구팀은 소자 내부의 광활성층과 정공 운송층 사이에 카바졸 기반 아인산(PACz) 박막을 형성해 전하 이동 경로를 제어하는 계면공학 전략에 주목했다. 특히 PACz 계면층에 브롬(Br)을 도입함으로써 광활성층 내부의 상 분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전하 전달 효율을 향상시키는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두께 3㎛ 수준의 초박막 구조에서도 1MHz 이상의 근적외선 응답 속도와 높은 검출도가 확보되었으며, 0~90°의 모든 입사각에서 성능이 유지되는 특성이 나타났다. 실제 사람 피부 위에 소자를 부착한 채 1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영상의 오디오 신호를 안정적으로 수신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내며 기술의 실용성까지 입증했다.
    “그동안 유기 기반 광검출기가 극복하지 못했던 느린 응답 속도와 각도에 따른 감도 저하 문제를 분자 단위의 계면 제어 기술로 동시에 해결했습니다. 수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한 곡면에서도 소자 고유의 성능을 변함없이 유지하기 때문에,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피부 부착형 센서·무선 광통신 등 차세대 융복합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눈 깜빡임으로 전력 생산하는 바이오 센서 렌즈의 탄생

    연구팀은 미국 연구팀과 4년여 동안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정기 미팅을 지속하며 후속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최근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본지에 게재될 만한 핵심 연구 결실들이 연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눈 깜빡임 과정에서 발생하는 눈꺼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자가발전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술이다. 전자공학 소자 기술을 바이오 영역에 안착시킨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2026년 최신호에 게재가 승인(Accepted)되며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해당 스마트 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배터리 없이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자가발전 메커니즘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사람이 눈을 깜빡일 때 발생하는 미세한 기계적 에너지를 마찰전기 발전 소자를 통해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착용자의 일상적인 움직임 자체가 전력원이 되므로 외부 장치나 선이 없는 독립적인 구동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성된 전기 신호가 PEDOT:PSS 기반 전기변색층에 전달되면 눈꺼풀 압력에 따라 렌즈의 색상이 변화하게 된다. 압력이 커질수록 색 변화가 선명해지며, 이를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시스템이 RGB 데이터로 해석해 눈 깜빡임 빈도, 깜빡임 간격, 압력의 세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구조다.
    개발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눈물 속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을 비롯한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끊김 없는 연속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한다. 아울러 유연한 재질 특성상 일상 거동 중 찢어지거나 파손되기 쉬운 콘택트렌즈의 취약점은 앞서 확보한 상온 10초 초고속 자가치유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즉각 회복되므로 소자의 수명을 늘려 반영구적인 사용성을 보장한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 눈 착용 평가와 생체 안전성 검증을 마쳤으며, 장시간 착용 가능한 안구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으로서의 높은 실용성을 입증했다.


    차세대 바이오전자의 미래를 그리는 ‘NOBEL’

    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 ‘NOBEL’은 소재부터 시스템에 이르는 전방위적 융합 연구를 지향한다. 이들은 차세대 유연·착용형 전자소자와 스마트 센서 시스템, 유기·무기 반도체 기반 광전자소자를 비롯해 자가발전 센서 및 인공지능 융합 바이오전자 기술을 핵심 축으로 삼는다. 
    유기·무기 반도체 소재와 계면 제어 기술력을 토대로 박막 트랜지스터, 저전압 구동 전자소자, 박막 논리회로 등을 자체 개발해 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이를 유연 디스플레이나 저전력 회로, 차세대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융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피부나 안구 등 인체 생체조직과 직접 접촉하는 소자 설계에 주력하며, 실시간 헬스케어 모니터링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첨단기술의 집약체를 완성해 나가는 여정에서 김 교수가 연구원들에게 가장 요구하는 덕목은 연구자로서의 내면적 태도다.
    “실험을 진행하다 보면 의도한 가설과 맞지 않는 오차나 돌출된 수치를 임의로 누락시키고 싶은 유혹에 직면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거나 실패하더라도 괜찮으니, 날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정직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가공된 데이터보다 오차까지 투명하게 밝혀진 로데이터(Raw data)가 결국 과학적 발견의 진짜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연구실을 거치는 학생들 모두가 학문적 성과에 앞서 이러한 연구 진정성을 가장 먼저 확립하기를 바랍니다.”
    김 교수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핵심 가치는 개방성과 친절함이다. 현대 과학은 독자적인 연구만으로는 높은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기에 타인의 자문이나 협력 요청에 늘 귀를 열어두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처음에는 타인을 돕는 행위가 자신의 시간을 빼앗기는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이러한 이타적 교류가 누적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거대한 자산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NOBEL 연구팀은 핵심 기술 보안 사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 메커니즘과 노하우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적인 기술 깊이가 확고하다면 정보를 공유하더라도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큰 공동연구의 기회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구성원들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연구 환경을 조기에 경험하며 이러한 개방적 문화를 체화하는 중이다.


    센소메디 설립, 일상의 웰니스를 구현하다

    실험실 내 원천 기술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삶에 기여하는 기술을 구현하고자 김 교수는 2019년 7월 스타트업 ‘센소메디’를 설립했다. 연구실에서 고도화해 온 유연 센서와 에너지 자립화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창업으로 연결된 결과다. 센소메디의 독보적인 자산은 소자 제작에서 시작해 회로 및 임베디드 시스템 구성, 최종 제품화에 이르는 전 공정을 인하우스로 수행하는 체계에 있다. 응용처에 맞춰 시스템을 신속하게 설계해 내는 구조적 역량은 수많은 대기업으로부터 협업 러브콜을 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주력 제품인 대면적 유연 압력 센서 기반의 수면 모니터링 장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착용 피로감을 획기적으로 해소했다. 신체에 별도 기기를 부착할 필요 없이 침대 매트리스 하부에 1,000개의 고정밀 압력 센서가 배열된 얇은 매트 형태의 디바이스를 깔어두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과 압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수면 자세는 물론 무호흡증이나 코골이 같은 장애 요소를 정밀하게 추적한다. 해당 기술은 미국의 CES 2023에 출품되어 글로벌 웰니스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침대 매트리스의 푹신한 쿠션감과 반복적인 기계적 변형 속에서도 파손 없이 고정밀 압력을 감지하려면 독보적인 유연 센서 제조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타 기업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기술의 원천성을 확보한 덕분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죠. 창업 초기 단계에서 이미 단위 센서 제작에서 제품화로 이어지는 일괄 공정 체계를 내실 있게 구축해 둔 덕분에, 속도전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센소메디가 구축한 물리 센서 플랫폼은 수면 테크 영역 외에도 다양한 안전 및 산업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 시중에 아동의 차량 탑승 여부를 방석 압력으로 판별하는 제품이 나와 유연 압력 센서의 높은 실용성을 증명하고 있듯, 센소메디의 기술 역시 어떤 매트리스나 방석 밑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즉각 스마트 헬스케어 및 안전 시스템으로 변모하는 탁월한 범용성을 자랑한다. 이미 특허 등록을 마친 의료기기 및 생체 신호 모니터링용 스마트 글로브와 VR 제어용 장갑, 자세 모니터링 의류 등의 기술 라인업을 갖추었으며, 향후 액체 유출 방지용 방수 센서나 보행 분석 센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매트가 수집한 정보를 피드백해 스스로 움직이는 자가 유지(self-consistent) 기반의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센소메디가 바라보는 지향점은 상업적 지표의 상승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류가 당면한 보건·안전 문제를 일상 속에서 소리 없이 해결하고,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압력을 분산하고 균형을 잡아내는 유연 센서의 메커니즘처럼, 김 교수의 기술 철학 또한 인간의 삶을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든든하게 받쳐주는 따뜻한 공학의 온기로 흐르고 있다.

    취재기자 / 안유정(reporter1@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26년 6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 글쓴날 : [26-06-05 13:52]
    • 최진민 기자[reporter2@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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