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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분석용 광원 장치 포토레이(PhotoRay) 개발·판매 (주)오르카 사이언스


연구 분석용 광원 장치 '포토레이(PhotoRay)' 개발·판매

(주)오르카 사이언스(ORCA Science) 권기중 대표



(주)오르카 사이언스는 DLP 및 UV LED를 기반으로 한 최첨단 조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신생 회사이다. 실험에 필요한 모든 이미지와 모양을 빛으로 구현해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 전 연구 분야에 걸쳐 포토닉스(Photonics)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분석용 광원을 다루는 회사가 거의 없는 국내의 광원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권기중 대표를 만나 주요 제품인 포토레이(PhotoRay)에 대해 들어 보았다.

우연한 의뢰로 제품 개발, 창업까지 이어져
연구 분석용 광원을 제조하고 있는 (주)오르카 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9월에 설립했다. 경희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전자공학 석사를 마친 권기중 대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던 중 다양한 연구 장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후 이같은 관심을 이어 졸업과 동시에 연구 장비 관련 업체에 입사했다.
“학교에서 공부와 연구를 진행하며 수없이 많은 개발에 참여해 왔던 터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예전부터 배우고 싶던 기술영업직을 선택했습니다. 이때부터 세상을 보는 시각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기술영업직으로 활동하며 경험한 것들이 (주)오르카 사이언스를 설립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대표 제품인 ‘포토레이(PhotoRay)’는 연구 분석용 광원 장치로 Optogenetics, Photo-stimulation, Photo-activation 등의 형광 실험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권 대표가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 한 국내 대학교의 교수님이 박사 후 연구원 시절에 미국에서 사용했던 광학 장비를 구현해 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개발됐다. 교수님이 사용했던 제품의 에이전시가 당시 권 대표가 다니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수님의 요청은 단순히 해당 제품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의뢰받은 제품은 기존에 있던 일반 현미경에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장비였다. 평소 권 대표가 분광학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을 파악한 교수님이 ‘관련 논문 등을 내가 찾아줄 테니 만들어 봐라’하고 제안을 했다.
제품 의뢰를 받고 고민하던 권 대표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요청받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당시 해당 제품군에 대한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으며 타 고객에게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구 장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인 만큼 시장의 요청에 맞게 상품을 구현해 낸다면 연구 장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특히, 당시에는 LED 광원이나 DLP 광원은 거의 국내에서 제조하는 곳이 없는 상태였다. 해외를 통틀어도 단 한 군데의 회사에서 영업 중이었는데 영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이에 권 대표는 관련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면 연구 장비의 국산화를 실현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제품 개발을 구상하고 상품화를 위한 작업을 점점 구체화하면서 2018년 후반에 제품을 완성하게 된다.

“90% 이상의 연구 장비가 수입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내가 만들지 못할 것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고민하던 끝에 창업했습니다. 이후 기존에 있던 제품들보다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현재는 오산에 있는 한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상태입니다. 창업 이후로 거의 개발에만 매진해서 이제 영업 시작하는 단계로 2018년 말부터 현재까지 약 5천만 원 정도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마스크 없이 빛의 패턴 만드는 ‘포토레이(PhotoRay)’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포토레이는 레이저 및 램프와 같은 기존 광원으로는 재현할 수 없는, DLP를 이용한 패턴 광원 제품이다.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디지털 광원 처리)는 작은 미러가 카메라 픽셀처럼 촘촘히 박힌 칩으로 각각의 미러를 사용자가 제어하여 입상 광원을 선택적으로 반사할 수 있다.
그러면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지금까지는 특정한 형태의 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제작하여 빛을 쐬면 구멍이 뚫린 부분을 통해 빛을 조사하여 원하는 패턴을 만들어왔다. 이 제품은 마스크 없이 사용자가 빛을 그리면 빛이 만들어진 모양대로 샘플 안에 들어간다. 현미경에 붙여서 샘플의 특정 위치에 있는 복잡한 형상의 타깃에 그 모양대로 빛을 만들어서 조사(Illumination)할 수 있다.


포토레이 제품을 사용하면 마스크 없이 사용자가 자유롭게 빛의 형태를 만들 수 있어 정교한 실험 분석이 가능하다. 현미경에 연결하면 샘플을 움직이지 않고 관찰 영역(FOV: Field of View) 내에서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패턴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빛은 여러 곳을 동시에 조사하거나, 순서를 정해서 차례로 조사할 수 있다. 한 기기에서 3개까지 파장을 선택할 수 있으며 파이버(Fiber)를 통해 외부 광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빛의 패턴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마스크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연구 진행 시 비용이 적게 든다. 또한 마스크를 사용할 때보다 원하는 빛의 패턴을 만들기에 더욱 쉬워 정교한 실험 분석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특정 모양으로 빛을 만들려면 마스크 등을 써야 했는데, 마스크를 따로 제작할 필요 없이 빛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한 관찰 영역(FOV) 안에서는 샘플을 움직일 필요 없이 빛을 원하는 위치에 조사할 수 있습니다. 파장도 3개까지 변경할 수 있어서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서 제작했습니다.”

이러한 포토레이는 옵토 제네틱스(Optogenetics) 등 바이오 분야에서 세포의 특정 부분만 에너지를 주어 결과를 확인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다. 기존 광원인 경우, 레이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빛이 한 공간에 집중적으로 비춰지거나 램프가 전면으로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불어 연구 대상인 세포마다 위치, 크기 등이 달라 필요한 마스크를 일일이 다 제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원하는 모양과 이미지대로 정교하게 빛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연구자들의 수고를 덜 수 있다.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은 일단 부수적인 노력 없이 이 제품만으로 빛의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다.

“이 제품을 개발하고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어 고민하던 연구자들의 고민이 해결되었을 때입니다. 한 예로 레이저 광원을 사용하던 연구자분이 원하는 패턴을 위해 다량의 마스크를 제조했지만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데모로 제작하고 있던 저희 제품을 보여드리면서 비슷한 파장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는데 즉각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인 만큼 포토레이가 탄생하기까지는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속도가 더디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고민했지만, 제품이 출시된 지금 많은 연구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국내에도 광원을 만드는 곳은 제법 많이 있지만, 대부분이 조명용으로 분석용 제품이 출시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수입품을 사용하는 분석용 광원 시장에서 더욱 정교한 제품을 개발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후에 연구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이다.

세계 시장에서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포토레이와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미국에 위치한 회사로 이 한 회사가 대부분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권 대표에 따르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시장의 3분의 1 정도를 우선 확보한다면 경쟁이 가능하다. 경쟁 제품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 광량이 더 강할 뿐 아니라 빛을 쏘면서 나타나는 왜곡 현상이 현저히 적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현재 포토레이는 국가 연구소와 대학의 연구실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LP는 현재 미국의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의 특허품인 만큼 수입하여 사용한다.





고출력 LED 광원인 ‘모노레드(MonoLed)’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또 다른 제품은 고출력 LED 광원인 ‘모노레드(MonoLed)’이다. 이 제품은 단파장을 가진 광원으로 고가의 레이저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UV-C에서 NIR영역까지 사용이 가능해 활용 범위가 넓다. 실험에 적합하도록 앞 단에 렌즈를 부착하여 한결같고 균일한 조사(Illumination)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렌즈를 추가하여 포커싱하거나 파이버 어댑터(Fiber Adapter)를 장착하여 다양한 방식의 조사가 가능하다. 현미경에 직접 연결할 수 있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광섬유(Optical fiber) 등도 연결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은 물론이다. 권 대표는 앞으로 이 제품이 연구실의 다양한 조명 소스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P·UV 광원 이용, 리소그래피(Lithography) 개발 예정
더불어 권 대표는 앞서 분광기를 다루는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분광기를 이용한 시스템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간단한 투과율 측정 장비나 분광기와 램프를 이용해서 단색광원을 출력하는 시스템 등을 맞춤 제작한다.


앞으로는 DLP와 UV 광원을 이용해서 간단한 리소그래피(Lithography)를 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할 계획이다. 반도체 실험에서도 리소그래피 작업을 진행할 때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DLP를 사용하면 광원의 형태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마스크를 따로 제작하지 않고 회로 패턴을 만들 수 있고, 노광기 등의 장비가 없이도 현미경에서 바로 패턴을 성형할 수 있다.일반 양산 공정이 아니라 실험 연구단계에서 웨이퍼 위에다 마스크를 대지 않고 패턴을 만들어서 다양한 반도체 실험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다면 기초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현미경 외 다른 실험에서는 형광 광원이 쓰이는데 이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품에 대한 AS는 권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있다. (주)오르카 사이언스의 시스템이 대량 납품을 하거나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발생하는 AS는 거의 대부분이 조작상의 미숙으로 원인이 많은 편이다. 문제가 발생할 시는 우선 유선상으로 해결을 하고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직접 방문한다. 초기에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AS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고객과의 신뢰가 초기 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뢰를 쌓기 위해 고객의 요구에 성실하게 대응하다 보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직접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회사 내부에서 자료를 모아 기획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드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얻는 것만큼 더 큰 소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권 대표는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영업적으로는 국내 시장에 회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알리고, 해외 대리점을 3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할 때 그랬던 것처럼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하다 보면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높아지고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젊은 패기와 꾸준한 열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권 대표, 그와 (주)오르카 사이언스가 펼쳐낼 미래를 응원한다.




취재기자 / 박아영(reporter3@s21.co.kr)



<이 기사는 사이언스21 매거진 2019년 7월호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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